올해 2월에 한국에서 2학년, 4학년 올라가는 두 아들을 데리고 뉴질랜드 그린파크 학교로 단기 유학을 왔습니다. 뉴질랜드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이곳 학교를 다닌 건데요. 아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덧 다음 주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끝나는데 이곳 생활이 무척 그리워질 것 같아요.
타우랑가 그린파크 스쿨, Greenpark School
그린파크 스쿨은 도심과는 약간 떨어져 있는 작은 학교입니다. 1년 이상 장기 학생들은 도심 쪽에 배치가 되는데 저희처럼 단기로 오는 학생들은 장기 학생들이 다 접수가 된 후 자리가 남는 곳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괜찮은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은 도서관이에요. 안을 들여다보니 많은 책들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학교에 한국인도 있다 보니 반가운 '안녕'이라는 글자도 보이네요. 이렇게 도서관과 교실이 단층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런 건물이 밖을 둘러싸며 배치되어 있고 안쪽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안쪽에는 럭비를 할 수 있는 큰 잔디 운동장이 있고, 세 군대의 놀이터도 있습니다.
교실 및 수업내용
<반 배정 및 준비사항>
4학년 올라가는 아이는 이곳에서 year5에 들어갔고, 2학년 올라가는 아이는 원래 year3인데 반 인원이 다 차서 year4에 배정되었어요. 그린파크스쿨에는 한 반에 한국인 한 명만 배치하는데요. 이번에는 코로나 끝나고 뉴질랜드로 온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큰 애 반에는 본인 말고도 한국인 한 명이 더 있다고 했어요.
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교복을 입습니다. 학교에 오면 교복을 구입할 수가 있는데요. 폴로 티셔츠는 NZD35, 바지는 NZD30, 그리고 모자는 NZD25였어요. 플리스 외투도 있는데 저희 아이들은 단기 학생들이라 무료로 대여를 해줘서 따로 구입하지는 않아도 됐었습니다. 신발은 운동화를 신는 아이는 드물고 대부분은 샌들이나 맨발로 학교를 다닙니다.
학교에 가면 책과 공책, 연필 등 필요한 것을 모두 지급해 줍니다. 큰 아이는 책을 총 6권을 받았는데요. 3권은 읽기, 쓰기, 바르게 글쓰기 연습하는 책, 그리고 수학 2권과 스펠링 연습용 책 1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마다 학습 유인물을 주는데 그 내용을 다시 책에 붙인다고 합니다. 모든 책은 사물함에 놔두고 다니기 때문에 집으로 들고 오지는 않더라고요.
<수업내용>
우선 수업 시간표를 알려드릴게요. 조금 복잡한 것 같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학교는 9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에 끝납니다. 그동안 30분 쉬는 시간 한 번, 점심 및 쉬는 시간 45분이 한 번 있어요. 그 사이는 모두 수업시간입니다. 수업시간이 긴 것 같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09:00 | Classes begin |
10:45-11:05 | Interval Play Time |
11:05-11:15 | Interval Eating Time |
12:45-1:15 | Lunch Play Time |
1:15-1:30 | Lunch Eating Time |
2:50 | Park&Stride and Walking |
3:00 | Classes Finish |
교실에 들어가면 교실이 책상과 의자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다. 책상과 의자가 있는 부분도 있는데 주로 바닥에 앉아서 선생님 이야기를 듣더라고요. 수업의 많은 부분을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참여형 수업인 것 같아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정해진 명칭이 있지는 않지만, 만들기 수업인데요. 하루는 파스타 면과 마시멜로, 실을 사용해서 가장 높은 구조물 만들기를 했었고, 또 하루는 빨대, 신문지, 실 등을 이용해서 가장 튼튼한 다리 만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티슈, 실 등을 이용해 낙하산 만들기를 했는데 아이가 반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특별 코인도 받았는데 그때가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영어 받아쓰기는 4학년인 아이는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2학년인 둘째는 거의 다 틀렸다고 했어요. 아직 쓰기가 어려운 둘째라 혹시 의기소침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친구들과 너무나 잘 놀더라고요.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해 큰 미련을 가지지 않는 둘째의 모습이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수학은 두 아이 모두 수업내용이 너무나 쉽다고 이야기했어요. 심지어 둘째 아이는 도대체 학교에서 수학 공부하는 시간이 이렇게 적어도 되는 거냐고라고 하더라고요. 한국보다 수업 내용이 학년 별로 조금 늦은 것 같기도 한데, 여하튼 아이들 말로는 어려운 것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뉴질랜드에서는 영어와 마오리족 언어 모두 국가 공식 언어라서 학교에서 뉴질랜드 역사와 함께 마오리족 언어를 배운다고 해요. 그 이후로는 아이들이 뉴질랜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Kia Ora"를 보고는 저에게 "키아오라라는 말이 마오리족 언어로는 안녕이라는 뜻이에요."라고 알려주더라고요.
<특별 프로그램 및 놀이터>
대부분 점심시간 Paly time에 특별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에요. 테니스, 골프, 럭비 등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레슨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접수받는데 금액도 상당히 저렴했어요. 만약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이런 레슨을 받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아무 프로그램도 선택하지 않았는데요. 그 시간에 뭘 하냐고 물어보니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거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논다고 합니다. 그린파크 스쿨은 놀이터도 많이 있고 운동장도 상당히 넓은데요. 아이들이 그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마치며
처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때,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수업은 잘 알아듣고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그건 괜한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첫날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저에게 달려오더라고요. 그리고 오늘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그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다른 학교를 보내보지 못해서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우선 저희 아이들은 아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서 저는 참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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