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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방관자, 저자 제임스 프렐러

by AuroraTM 2023. 3. 29.

학교 폭력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고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를 통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이다. 방관자는 이런 학교 폭력을 보고도 아무 말 못 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에릭이 처음 방관자의 입장에서 선구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등장인물

에릭 헤이스 주인공
데이비드 할렌백 그린핀에게 괴롭힘을 당한 아이
그린핀 코넬리 학교에서 학생들을 주도적으로 괴롭히는 아이
드루피 그린핀 패거리 중 한 명
코디 족제비처럼 생긴 그린핀 패거리
메리 그린핀의 친구였으나 나중에 에릭과 같이 선두자로 변하는 아이

검은색_바탕의_방관자_글씨와_악마로_표현한_아이가_다른_친구를_괴롭히는_그림이_있는_표지
방관자 책 표지

 

줄거리 및 느낀 점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은 그 느낌이 얼마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안다. 주인공 에릭은 자신의 깊숙한 내면에 간직하고 있었던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친구 그린핀에게 배신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패거리에게 따돌림과 학교 폭력까지 당하게 되는데, 그 이후 에릭은 숨거나 도망치지 않고 당당히 맞서면서 이 상황을 극복한다.

 

처음부터 에릭이 이렇게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도 처음엔 폭력이 무서웠고, 힘이 있는 아이들의 반대편에 서는 것이 두려웠다. 그린핀이 에릭을 괴롭히기 전에는 할렌백이 그린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에릭은 그린핀과 함께 할렌백을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지도 못했다. 그저 방관자의 입장에서 그 상황만 지켜볼 뿐이었다.

 

나중에 에릭은 그린핀의 또 다른 먹잇감이 된다. 하지만 에릭은 할렌백처럼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그린핀 패거리에게 다가가 그린핀의 잘못된 행동을 설득하기도 하고, 따끔한 복수도 강행하면서 할렌백과 다른 모습으로 그린핀에게 저항했다. 이런 행동들은 그린핀 패거리들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고 결국 에릭의 편에 서게 된다. 사실 그들도 그린핀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먼저' 나서기가 두려워서 그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도 에릭과 같이 행동한 친구, 메리가 있었다. 메리는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를 보고 처음에는 에릭처럼 방관자로 상황을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피해자를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리 자신이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데 그때 메리가 했던 멋진 말이 있다. "걔네들한테 아웃됐어. 그래도 상관없어. 나도 걔네들을 아웃시켰거든."라고 한 말이다. 이후 메리와 에릭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진실한 친구 사이가 된다.

 

이렇게 방관자이기를 포기하고 아닌 것은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이 한두 명씩 늘어나면서 에릭과 메리는 새로운 친구들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된다. 사실 누구 하나 용기 내서 먼저 나설 수 없었을 뿐, 모두가 이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선구자가 나타나자 마침내 그들도 용기를 내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이다.

 

방관자,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참 많은 방관자를 보게 된다. 옳지 못한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이 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잘못됐다고 말하지도 않고, 무관심하게 또는 안타깝게 그저 바라만 보는 방관자 말이다. 그들 대부분은 잘못 나섰다가 본인이 피해자가 될까 두려워 지금 당장 눈앞의 피해자에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피해자는 홀로 그 고통을 모두 감수해야 한다. 세상에 나를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피해자는 더더욱 외롭고 고통스러워진다. 만약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도와주었다면, 그 사람은 칠흑같이 어두웠던 인생에 한줄기 빛이 되어 희망을 안겨 준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험악한 세상 일에 관여하지 않고 한 발치 물러서서 방관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부모조차 아이들에게 괜한 싸움에 끼어들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많은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은 그렇게 점점 '나'만 아니면 된다는 편협한 인간관계로 수렴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혹은 나의 아이가 그 피해자라고 하면 어떨까? 처절하게 당하고 있는데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당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만 하고 있다면 과연 무슨 생각이 들까? 결국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방관자들도 가해자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피해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용기 있는 사람들을 보고 종종 히어로라고 칭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영웅이 얼른 나타나주길 기도할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영웅이 되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영웅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그 영웅을 따르는 사람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마치며

에릭은 처음 방관자의 입장에서 행동했고, 본인이 피해자가 된 이후로 세상에 맞서는 선두자가 되었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를 낸 그의 멋진 행동에 진정 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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